Baby ruth and the finest tale about the greatest adventure
2025-04-11 18:04
Status: Baby
Baby ruth and the finest tale about the greatest adventure
마찬가지로, 언제 쓴 건지 모르겠는 자캐 소설
Ruth Kalail 와 Brian Dax 이 나온다는 것이다.
◈◈◈
그리고 루스는 자기 전에 부모님의 말씀을 잊지 않고 이행했다. 첫 번째, 잇솔질을 하는 것. 두 번째, 렌즈를 끼는 것. 그 두 가지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켰다.
"그리고, 하하. 그리고 제가 말했죠. '아, 너무 졸려. 언 제 자지?'"
"그렇게 그날부로 저는 성불구자가 되었죠."
음극선관이 발사하는 형광물질이, 중년이 되어가는 여성의 주름에 반사되었다. 그 발원지에서는 관객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저 이만 자러갈게요. 사랑해요."
잠옷을 입은 산발의 곱슬머리 소녀, 루스는 부모님께 인사한다.
"루스, 내 아가, 루스. 잇솔질은 했니? 렌즈는?"
어머니는 루스를 보지도 않고 말한다. 루스는 눈을 비비며 말한다.
"네 이 닦았어요. 렌즈도요."
그 마지막 말이, 루스의 뇌에서 계속 새김질된다.
'렌즈도요... 렌즈도요... 렌즈도요...'
그리고 루스는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지저귀는 새 소리를 듣고, 그 창을 시끄럽게 두드리는 한낮의 시끄러운 자외선을 맞이하게 된다.
베갯맡에는 침이 한가득 고여있었다.
현관으로 향하는 계단을 타고 1층으로 내려온 루스는 어떤 목소리를 듣는다.
"좋은 아침이에요, 부인!"
"응, 아침이네."
루스는 결코 '좋은 아침' 이라는 말을 소리내어 뱉어본 적이 없었다. 응접실로 향하자, 파비앙은 계란 프라이와 베이컨, 삶은 콩을 접시에 담고 있었다.
"이게 뭐야? 으웩."
루스가 불평하자, 파비앙이 답한다.
"그건 '야채 베이컨' 이라는건데요, 놀랍게도 '진짜 베이컨' 과 맛이 똑같다나요."
"좆같아."
접시를 던져버릴 듯한 동작으로 과장스레 들었다 내려놓은 루스는 이번에는 포크로 베이컨을 한 조각 들어보였다. 제법 얇게 썬 조직으로 빛이 관통하여 비추어진다.
"제로 콜레스테롤이라는데, 누구 씨한테는 꼭 필요한 요소죠."
파비앙은 준비를 마치고 식탁에 마저 앉는다. 식기를 가지런히 배열하고 식사기도를 짧게 마친 파비앙은, 이번에는 콩을 한 알씩 가지런히 늘어놓는다.
"아니, 좀. 그냥 좀 먹으면 안될까? 안 그래도 먹기 싫은데."
"디럭스 브렉퍼스트가 그리워질 줄은 몰랐군..."
열심히 고개를 쳐박던 파비앙은 이제는 완전히 열중해서 대답도 않는다. 그러다 짧은 금발 머리카락이 접시로 떨어지자, 푸른 눈알이 그쪽으로 모인다.
"앗, 머리카락."
파비앙은 일어나 접시를 통째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루스는 몰래 작게 탄식한다. 파비앙을 향해 굳은 웃음을 보인 루스는, 그러더니 바로 전화기를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이미 식탁자리를 피해 완전히 등을 돌린 채다.
"더 이상은 안 되겠어."
"뭐가?"
루스의 신경질적인 목소리에, 수화기 너머의 여성은 묻는다.
"내가 애를 가질 정도의 나이로 보이냐고."
"왜, 누가 삭았대? 하긴 피부가 좀 예전같진 않긴 하지."
"아니 씨발, 말을. 말을. 끝까지 들어. 파비앙 말야."
"아아, 그 얘기."
수화기 너머로는 좀처럼 말을 쉬이 꺼내지 못하고 주저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익히 알고있는 주제인 양.
"야, 노숙자. 오늘 시간 좀 비워봐. 뭐 좀 하게."
"휴... 언제 가랴?"
"30분 뒤에 보자."
루스는 세단에 몸을 실었다. 73년식 쉐보레 말리부다. 보닛에서 A필러로 이어지는 라인은 상당히 직선적이다. 지금 루스의 마음과 같을까. 사실, 언제나 같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
브리안느를 만난 곳은 오후 2시 경의 쇼니스였다. 브리안느는 5달러짜리 밀크셰이크와 치즈버거를, 루스는 달랑 커피 한 잔을 시켰다.
"그게…"
"그래서 좋았냐?"
망설이는 루스에게, 브리안느는 짖궂게 물었다.
"뭐? 아니 그게 무슨."
"너 접때도 비슷한 상황 있었잖아. 누구였지, 그 남자애? 이름이..."
"리처드? 걔는...."
"상황이 다르다고? 알지. 걔는 일의 일환이었으니까."
브리안느는 약간 퉁명스럽게 말을 앗아가면서 족족 선수를 쳤다. 열심히 접시를 비우던 브리안느는 잠깐 먹는 것을 멈추고 팔짱을 꼈다.
"파비앙은...."
약간 주저하던 브리안느는 밀크셰이크를 빨아먹으며 이어 말했다.
"파비앙도, 걔도 나름 힘들겠지. 그리고 봐, 리처드, 릭? 릭이나 파비앙이나 상황은 비슷해."
루스는 테이블을 쾅 쳤다. 커피가 조금 튀어 테이블보를 적셨다.
"아니, 씨발. 달라. 완전히 다르다고. 파비앙은 있잖아, 렙틸리언이 진짠줄 알아. 아직도! 씨발 모르겠어? 걔는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정상적인 애였으면 말이야. 정상적인 사회 과정을 거쳤으면 고2 였을거라고."
그러거나 말거나, 브리안느는 블랙베리를 꺼내서 뭔가를 타이핑 하고 있었다.
"폴리카보네이트 바보상자나 보고 있을 때가 아니라니까?"
루스가 빽 소리를 질렀지만, 브리안느는 무표정으로 루스를 흘끗 볼 뿐이었다. 그리고는 말았다.
"있잖아, 이쯤되면 너도 깨달았을테지만."
"파비앙도, 릭도. 네가 시작한 관계야."
"네가 무슨 역할을 하고 싶은진 모르겠어. 아마 근친상간적 관계를 원했는지도 모르지. 어릴때 부모와 유대감이 적어서, 사랑을 주는 부모 역할을 해보고 싶었을지도."
여전히 블랙베리를 붙잡고 열심히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는 브리안느를, 루스는 경멸에 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지랄... 계속해봐."
브리안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여전히 무표정인 채로 말한다. 브리안느의 피부는 볕을 받아 겁에 질린 살구같은 색을 띠고 있었다.
"릭도, 파비앙도. 둘 다 효용가치가 엄청나. 둘 다 실험체고, 둘 다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지. 하지만 그 전에 보다 본질적인 걸 짚고 넘어가야 해. 너는 파비앙을 어쩌고 싶은거야?"
브리안느는 공연히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루스는 머리를 쥐뜯으며 말했다.
"뭘 어쩌려고 데려온 건 아냐... 단지 어린아이가 곤란에 처했고, 구하지 않으면 죽거나 크게 다칠 상황이었을 뿐이지. 아니, 그게 어른의 의무 아니야? 애가 그런 꼴인데?"
루스는 따져묻듯 쏘아붙였다. 브리안느는 답했다.
"아니."
"아니?"
루스가 되묻는다.
"응. 아니. 넌 얼마든지 못본 체 할 수 있었어. 그 증거로, 네가 나에게 맨 처음에 한 말이 있지."
"그게 뭐... 하, 아니야. 말 안 해도 돼."
"넌 나한테 '뭘 꼴아봐?' 라고 했어. 약에 찌들어 거리에 누워있던 내게. 게거품을 물고 있었던 내게."
"..."
루스는 말없이 고개를 떨궜다.
"솔직히 기억 안 나."
"그게 바로 네가 부러운 점이야. 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게 잘 안 됐지. 그래서 내 다리가 이렇게 됐고."
브리안느는 하늘하늘한 롱스커트 아래, 허벅지를 감싸는 스타킹을 살짝 벗어내렸다. 그러자, 투박한 디자인의 기계다리가 나왔다. 왼다리 뿐이었다.
"안 보여줘도 알아."
루스는 공연히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고는, 그것으로 모자라 고개까지 돌렸다.
"반면에 너를 이루는 것은 모두 피와 살이요, 또한 근육이야."
"너는 모두 바로잡을 수 있어. 나랑 다르게."
선택은 너의 몫이야. 라고 중얼거리듯 말을 마친 브리안느. 그를 보고 꺼져라 한숨을 쉬던 루스는 케이스에서 담배를 한 까치 꺼내 피웠다.
"나 천식 있는거 알지, 그치?"
브리안느가 쏘아붙이자, 루스는 조금 늦게 답한다.
"아, 미안."
두 모금 연달아 크게 마신 루스는 다리를 꼰 채로 재를 떨었다.
"내가 좋은 부모가 될 지 모르겠어."
브리안느의 바다같은 푸른 두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낙태 안했어?"
브리안느가 묻자, 루스는 한 모금을 후 뱉고 재떨이를 집어들어 던졌다. 빗나간 유리제 재떨이가 리놀륨 타일 위를 나뒹굴었다. 브리안느는 눈 하나 깜빡 안 했다.
손님들이 웅성거린다. 저 어귀에서 직원이 어쩔줄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브리안느는 별 거 아니라는 듯 손사래를 쳤다.
"뭐, 잘 될거야. 두고 보라고..."
"아니. 좀 힘들어. 파비앙 말야, 날이 갈 수록 강박증세가 점점 심해져."
루스는 다리를 떨었다. 꽤 빠른 속도로.
"아는 행동치료사 있는데, 소개 시켜주랴?"
브리안느는 무구한 눈빛으로 묻는다.
"그런 걸 먼저 말하라고..."
◈◈◈
브리안느는 르노 트래픽 패신저의 뒷자리 문을 닫고 나왔다. 문 너머로 푸른 색채의 섬광이 약간 반짝였었다. 반원형을 이루는 길의 끝에는 2층짜리 단독주택이 있었다. 아담한 차고가 딸린, 루스의 집이다.
"오늘은 어디서 자니?"
루스가 물었다. 약간은 상냥한 기색이었다.
"이 근처에 괜찮은 스팟이 있어서, 거기서. 공영주차장이야."
"저… 그, 있잖아. 오늘 밤은…"
루스가 쭈뼛대며 말했다. 소변이 마려운 듯 했다.
"아, 괜찮아. 난 꽤 오랫동안 이렇게 살아왔으니까. 집 한 채를 사줄 게 아니라면 됐어."
브리안느는 여전히 무표정인 채로 말했다.
"으음… 그래도, 음… 미안하다."
문 손잡이를 잡은 채, 닫기 직전이던 루스에게, 브리안느는 묻는다.
"뭐에 대해서? 나를 고물차로 내쫓아놓고, 집에는 들어오지 말라고 한 거에 대해서? 몸에서 온갖 쉰내랑 쓰레기 냄새가 난다면서? 아니면 타인이 보는 앞에서 나를 모욕주고 경멸한 거? 더러운 노숙자라면서?"
브리안느는 과장된 몸짓으로 손사래를 치며 입술을 부르르 떨었다.
"퓨, 됐어. 그런 새삼스런 짓 안 해도."
그리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외마디로 떠났다.
"Ciao."
루스는 차가 떠나는 것을 말없이 바라봤다.
그리고 약 5분 뒤, 루스는 문을 닫았다.